
외관에 대한 생각은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다.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요즘 나오는 캐딜락의 디자인은 상당히 우수하다.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의 연결 디자인, 차량의 전체적인 실루엣과 캐릭터 라인, 이들이 조화를 이뤄 풍기는 웅장한 분위기 등 어느 하나 트집 잡을 것이 없다. CT6와 링컨 컨티넨탈 모두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상반기에 탔던 컨티넨탈 만큼이나 CT6도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CT6는 알루미늄 위주의 ‘오메가(Omega)’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고압 알루미늄 압력 주조 기술을 활용해 하부 구조를 단순화한 덕에 중량이 2톤을 넘지 않는다. 고장력 스틸을 사용할 때보다 99kg 가벼워지는 효과를 얻었다.

그 외의 것은 생각이 조금 나뉜다. 긍정적인 면부터 살펴보자. 첫째, 다양하다.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답게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에어컨 송풍구가 굉장히 많다. 눈에 띄는 곳마다 위치한다. 실내에는 무려 34개의 스피커가 있다. BOSE의 고급형 PANARAY 스피커로, 단연 우수했다. 맑은 고음 톤과 웅장한 베이스 톤의 조화가 인상적이었다. 34개의 스피커가 들려주는 서라운드 사운드의 느낌은 굉장히 매력 있었다. 독특한 모양의 시트는 오랫동안 앉아도 편안했다. 마사지 기능과 냉난방 기능도 포함되어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플래그십 세단답게 고급스러우면서 차분했다.
둘째, 독립적이다. 에어컨은 듀얼 존이 아닌 쿼드 존으로, 각 탑승자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에어컨 조절이 가능하다. 뒷좌석에는 두 개의 모니터와 헤드폰이 제공되어 각각 다른 영상과 소리를 보고 들을 수 있다. 이는 뒷좌석에 독립적으로 위치한 리어 암레스트로 컨트롤 가능하다. 또한 모든 시트는 개별적으로 방향 조절 기능을 갖추고 있다. 앞 좌석 시트는 20방향, 뒷좌석은 8방향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시트는 방향 조절과 더불어 쿠션 틸팅 기능, 마사지 기능 등을 갖췄다.

셋째, 정체성이 뚜렷하다. ‘V’는 캐딜락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았다. 외관과 실내 곳곳이 ‘V’ 형상으로 통일됐다. 외관은 트렁크와 뒤 범퍼 등이, 실내는 스티어링 휠, 대시보드, 기어노브, 에어 콘솔 등이 이에 해당된다. 과하지 않고 절제된 통일감이 세련된 느낌을 더해주었다.
아쉬웠던 부분은 다음과 같다. 첫째, 디테일하지 못하다. 센터패시아가 대표적이다. 링컨의 센터패시아 버튼들은 터치식이 아닌 순수한 버튼이다. 때문에 조작감이 더 우수하다. 캐딜락의 센터패시아 버튼 대부분은 터치식이다. 조작감이 당연히 떨어진다. 자신의 차에 익숙해지면 버튼을 보지 않고 조작하는 것이 가능해야 한다. 그러나 터치식을 채택한 CT6는 이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현행 캐딜락에서 가장 먼저 고쳐야 할 점이 있다면 이 터치식 버튼들을 꼽겠다.

지나치게 디지털화된 대시보드도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다. 계기반의 구성은 오히려 아래급인 ATS가 더 좋았다. CT6는 아날로그 감성을 좀 더 살려도 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컸다. 둘째, 멀티플레이가 불가능하다. 센터패시아 화면의 경우, 멀티플레이가 불가능하다. 공조장치나 오디오 등 내비게이션 외의 것을 조작하면 사용하고 있던 내비게이션 화면이 사라진다. 애플 카 플레이를 제외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그리 이상적이지 못했다. 메뉴가 이곳저곳에 숨어있어 많은 기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에 버거웠다.
셋째, 비효율적이다. 실내 디자인이나 레이아웃은 링컨이나 캐딜락이나 우위를 가릴 수 없이 비슷했다. 두 브랜드의 공통점은 버튼의 배열이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예컨대, 비상등 버튼이 굉장히 멀다. CT6의 경우 센터 디스플레이의 오른쪽 끝에 위치한다. 컨티넨탈도 비상등 버튼이 운전자가 조작하기 편리한 위치는 아니었다. 버튼의 배열이나 리어 암레스트의 구성은 컨티넨탈이 비교적 우수했다. CT6의 리어 암레스트 버튼은 중앙 센터콘솔에 분산되어 있거나 암레스트 옆쪽에 위치하는 등 불편하게 배열되어 있는 것에 반해, 컨티넨탈은 암레스트에 적절히 집중되어 있다. 더불어 공간 활용도 컨티넨탈이 더 효율적이었다. 스마트폰과 같은 물건을 둘 수 있는 자잘한 수납공간 등이 컨티넨탈이 더 우수했다.

카메라의 화질도 많이 개선해야겠다. CT6는 후방카메라뿐 아니라 사방을 볼 수 있는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를 갖췄다. 그러나 전방 카메라와 후방 카메라의 화질이 매우 떨어져 야간에는 특히 있으나 마나 하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역시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컬러와 디자인이 마치 그 옛날 브로엄의 디지털 계기반을 갖다 놓은듯했다.
편의사양 활용법도 개선이 필요했다. 후진 연동 사이드 미러는 특히 그랬다. 이 기능을 갖고 있는 대부분의 차량들은 도어 트림에서 기능을 바로 활성화하거나 해제할 수 있다. 그러나 CT6는 터치스크린에 있는 메뉴를 통해 켜고 끌 수 있기 때문에 유연한 사용이 불가하다.

CT6는 3.6리터 V6 직분사 엔진을 품었다. 이 엔진은 340마력의 최고출력과 39.4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장점부터 살펴보자. 첫째, 단단하다. 컴포트 모드에서도 서스펜션이 꽤 단단하게 느껴졌다. 컨티넨탈은 미국차 특유의 물렁함이 있었다. 반면 CT6는 유럽차 특유의 단단한 느낌을 갖췄다. 덕분에 뒤뚱거림 없이 탄탄한 움직임을 유지한다.
CT6는 액티브 섀시 시스템과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시스템을 갖췄다. 캐딜락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각 휠을 독립적으로 모니터링하고 1,000분의 1초 단위로 서스펜션의 댐핑력을 조절한다. 요철 대응이 유럽차처럼 단단하여 이 시스템의 효과는 크게 못 느꼈으나, 스티어링 휠 진동 같은 잡스러운 요소는 없었다.

둘째, 럭셔리카의 매력이 명확하다. 340마력의 최고출력과 39.4kg-m의 최대토크, 여기에 2톤이 되지 않는 가벼운 중량으로 여유로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가속 페달을 굳이 꾹 눌러 밟지 않아도, 엔진음을 요란하게 내지 않아도, 부드럽고 여유롭게 추월이 가능하다. 정숙하고 품위 있는 모습을 유지한다.
셋째,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보행자 충돌 방지 시스템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야간 주행 시 차량 주변에 보행자가 감지되면 시트 진동과 전방 경고등이 위험을 알린다. 필요에 따라 브레이크를 자동으로 작동 시키기도 한다. 이 외에 적외선 카메라로 전방의 물체를 표시하는 나이트 비전 등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운전자에게 제공해주었다.

주행에서의 아쉬움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나마 찾아낸 일상생활에서의 단점이다. 첫째, 미국 감성의 부재. 미국 감성의 부재가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요철 대응에선 물렁한 서스펜션이 더 이상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플래그십 모델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드라이브 모드가 있기 때문에 스포츠 모드에서는 단단하게, 컴포트 모드에선 크루즈 선 같은 느낌이 요구된다. 요철 대응에서 플래그십 세단에게 부드럽고 젠틀한 모습은 필수다.
컨티넨탈의 서스펜션은 두 얼굴이 명확했다. 컴포트 모드에선 흔들리는 편안함을, 스포츠 모드에선 탄탄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CT6의 서스펜션은 비교적 둘 사이의 경계가 모호했다. 둘째, 운전자를 때리는 시트. CT6는 충돌 경고, 보행자 경고 등의 위험 상황에서 계기반과 앞 유리 경고 표시를 통해 운전자에게 위험을 알린다. 더불어 시트 진동을 통해서도 위험을 알린다. 소리와 계기반의 경고 표시만으로도 운전자는 충분히 위험을 감지할 수 있다. 그러나 CT6는 위험 상황에서 운전자의 엉덩이를 때린다. 기분이 썩 좋진 않다. 또한 시트의 진동 소리가 운전자를 헷갈리게 한다. 진동이 갑자기 크게 울리면 마치 외부의 물체와 충돌한 것 같은 소리가 난다. 운전자를 당황하게 한다.

퍼포먼스 부분, 특히 스포티한 주행에선 크게 흠잡을 곳이 없었다. 일상생활에선 조용하고 품격 있는 움직임을 보여줬다. 이 모습은 버튼 하나로 뒤바뀐다. 스포츠 테스트에서의 장점이다. 머슬카의 감성이 깨어난다. 일상생활에선 미국 차의 감성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스포티한 주행에선 달랐다. 미국 머슬카 감성이 눈을 뜬다. 스포츠 모드를 활성화하면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휠이 더 단단해지고, 가속 페달의 반응도 더 예민해진다. 무엇보다 사운드의 변화가 가장 매력적이었다.
고요하던 자연흡기 엔진이 3,000rpm을 넘어서면 우렁차게 울부짖는다. 엔진을 통해 느껴지는 적당한 진동도 감성을 자극한다. 340마력의 출력과 39.4kg-m의 토크를 내뿜는 엔진 덕에 경쾌한 가속이 가능하다. CT6는 제로백 5초대를 기록한다. 8단 자동변속기의 반응은 당연히 페라리나 포르쉐만큼 빠르진 않다. 토크와 출력을 잘 유지해주는 것만으로 만족했다.

가속에만 능한 것이 아니다. 코너에선 날렵한 모습을 보여준다. CT6는 4륜 조향 시스템을 갖췄다. 때문에 급격한 방향 전환, 큰 코너 등에서 날렵한 움직임을 유지할 수 있었다. 여기에 AWD 시스템과 가벼운 차체가 더해져 모든 움직임이 더욱 안정적이고 날쌔게 느껴진다.
캐딜락이 제시한 CT6의 연비는 복합 8.2km/L, 도심 7.2km/L, 고속도로 9.9km/L, CO2 배출량은 215g/km이다. 시승 기간 동안 기록한 트립 연비는 7.8Km/L다. CT6는 노년층과 중장년층뿐 아니라 젊은 층까지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디자인과 퍼포먼스만 봐도 캐딜락이 젊은층도 타깃 범위에 넣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인지 CT6는 캐딜락에서 가장 많은 판매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었다.


